닐리리아는 원본 스크립트가 없는 콘텐츠를 맡으면 번역이 아니라 전사와 타임코드 제작부터 시작한다. 강연, 인터뷰, 브이로그처럼 대본 없이 촬영된 영상은 적지 않다. 이런 영상은 완성된 대사 파일 대신 영상 파일 하나만 넘어오기 때문에, 번역가가 원문을 옮기기 전에 무슨 말이 오갔는지부터 문자로 옮기는 작업이 먼저 필요하다.
전사가 정확해야 번역도 정확하다
전사는 원어 음성을 듣고 그대로 받아 적는 작업이다. 화자가 여러 명이거나 대사가 겹칠 때, 발음이 뭉개지거나 전문 용어가 섞일 때 정확도가 쉽게 흔들린다. 이 단계에서 잘못 들은 단어 하나가 그대로 번역으로 넘어가면 오역이 된다. 전사는 번역 전에 거치는 사전 단계가 아니라 번역 품질을 좌우하는 첫 관문이다.
타임코드는 자막의 리듬을 만든다
전사를 마치면 각 대사에 인/아웃 타임코드를 붙인다. 발화 시작과 끝, 장면 전환, 읽는 속도를 따져 자막이 뜨고 사라지는 시점을 정하는 작업이다. 이렇게 짜인 타임코드는 이후 어떤 언어로 옮기든 그대로 쓰는 뼈대가 된다. 언어마다 문장 길이가 달라져도 자막은 이 뼈대 위에 앉는다. 타임코드가 어긋나면 번역이 정확해도 화면과는 어긋난다.
전사와 타임코드는 자막에서 보이지 않는 뼈대다.
전사와 타임코드가 자리를 잡은 뒤에야 번역과 QA가 시작된다. 닐리리아는 9개 언어로 자막 88,748건을 만들며 이 순서를 지켜 왔다. 스크립트가 있든 없든 결과물이 화면과 어긋나지 않는 이유는 이 첫 단계를 건너뛰지 않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