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리리아가 2023년 데이터바우처 수요기업 결과평가에서 상위 20%를 받았다. 선정에서 다시 한 번, 이번엔 실행의 결과를 놓고 매겨진 성적이다.
선정과 결과평가는 다른 절차다
데이터바우처 공급기업 선정은 계획을 심사한다.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그 계획이 타당한지를 사업 시작 전에 본다. 결과평가는 반대다. 사업이 끝나고 데이터가 실제로 납품된 뒤, 그 결과물이 계획대로 나왔는지를 다시 심사하는 절차다.
이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이 함께 운영한다. 닐리리아는 이 사업의 공급기업으로 2022년과 2024년, 2026년 세 차례 선정됐다. 2023년 결과평가는 그 사이, 첫 번째와 두 번째 선정 사이에 받은 성적이다. 선정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결과평가까지 잘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 계획서와 실물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보고 매기는가
결과평가는 데이터 그 자체의 완성도를 본다.
- 원문과 번역문이 문장 단위로 정확히 맞는지
- 표현과 현지화가 어색하지 않은지
- 납품된 데이터가 실제로 활용 가능한 수준인지
닐리리아는 이 기준을 번역 프로젝트에서 쓰는 3단계 QA 그대로 데이터 구축에 적용했다. 1차는 원문과 번역문이 같은 뜻을 담았는지 정확성을 확인한다. 2차는 그 뜻을 이 언어에서 자연스럽게 표현했는지, 현지화가 됐는지를 본다. 3차는 그렇게 나온 결과물 전체를 다시 훑어 최종 품질을 확인한다. 전문 번역가 300명 이상과 프리랜서 1,000명 이상이 사람 손으로 직접 작업하는 방식도 그대로였다. 자동화나 기계 초안에 기대지 않고, 데이터 한 줄 한 줄을 사람이 확인했다는 뜻이다.
결과평가는 계획이 아니라 실행을 본다. 상위 20%는 그 실행이 반복 가능했다는 뜻이다.
검수 구조가 만든 성적표
이 구조는 애초에 데이터를 위해 따로 만든 게 아니다. 번역 프로젝트에서 계약연장률 95%, 수정요청률 5% 미만을 만든 바로 그 구조다. 고객이 다시 맡기는 이유와 데이터바우처 평가에서 상위 20%를 받은 이유는 결국 같은 자리에서 나온다. 어떤 결과물이든 같은 손, 같은 검수 단계를 거친다는 것.
성적이 끝이 아니었다
결과평가를 받은 이듬해, 닐리리아는 다시 공급기업으로 선정됐다. 2024년, 그리고 2026년까지 이어졌다. 한 번의 평가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매번 다시 증명해야 하는 과정이었다는 뜻이다.
콘텐츠 기업이 생성형 AI를 실무에 들이는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기준 국내 콘텐츠사업체의 32.1%가 생성형 AI를 활용했다(2026년 4월 발표). 이런 흐름에서 학습 재료로 쓰이는 데이터가 실제로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는 더 이상 지나칠 수 있는 질문이 아니다.
데이터를 맡길 곳을 고르는 기업이라면 물어야 할 게 하나 더 있다. 그 회사가 어떤 사업에 선정됐는지가 아니라, 그 결과가 어떻게 평가받았는지다. 선정은 계획에 대한 신뢰고, 결과평가는 실행에 대한 증거다. 둘을 같은 것으로 보면 정작 확인해야 할 걸 놓친다.

